[책] 예언자의 노래 / 폴 린치

전체주의의 폐해를 소설로 만나보고 싶다면

 

 

개인은 소속감을 위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희생하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상호 교류와 집단적 소속감에 대한 기본 욕구를 지니지만 타인과 엮여 들어가기로 결정한 이상 지불해야 하는 가치가 있다. 따라서 단체와 개인 사이의 균형이 붕괴되는 순간 단체의 가치가 개인의 존엄성을 잠식하고 소멸시키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처럼 소설책에서는 가정을 이루어 평범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던 주인공 아일리시의 가족이 국가의 전체주의적 세력에 붕괴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이 책은 아일랜드의 전체주의 집권화를 소재로 국가의 개인에 대한 폭력과 내몰림을 여실히 담아내며 2023년 가장 많이 팔린 소설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정부가 국민들을 탄압하던 대표적인 사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 피로 쓰인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대사회에서는 국민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삶이 도래했으나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는 알게 모르게 단체와 개인 간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

 

평범한 일개 직장인으로서 가장 크게 경험했던 전체주의적 사례는 기업과 고용자 간 갈등이었다. 회사의 목표와 직원 개개인들의 생계에 대한 보장이 상충하며 갑을 관계 속 치열한 - 불공평한 - 줄다리기는 어떤 조직에서든 현재진행형인 듯하다. 그러다 보니 단체 중심적인 의사결정으로 개개인에게 조금씩 희생할 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기보다, 직원들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고 개개인의 입장을 고려해 주는 것이 모두를 위한 지속적 성장에 대한 정답이라는 실험적 결론이 도출되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부족하고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업과 직원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과 환경들이 조금씩 마련되어 가는 듯하다.

 

이처럼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이 협의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일 것이다. 소설에서 그려지듯이 알 수 없는 세력의 영향으로 단체의 부조리가 개인의 종말을 이끌어내는 일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날을 세워 싸워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단체 혹은 국가는 개인의 유대감에 대한 결핍과 필요성이 선행되어 탄생하게 된 개념이기에, 개인의 목소리가 몰살되고 집단의 가치가 우선으로 전복되는 순간 미래와 희망을 멀리 그려낼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