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 필립 바구스

 

통장에 돈을 입금하면 은행은 그 돈으로 다른 사람에게 대출을 내준다. 그러나 내 통장의 잔고는 그대로이다. 그러면 은행은 어떤 돈으로 대출을 주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변으로 물꼬를 터 중앙집권화된 화폐 시스템의 사회주의적 면모를 고발한다. 민주주의 정권 체제 하에 금융 문맹으로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부를 독식하는 정치인들의 실체를 발설한다. 책의 중후반부에 가서는 이미 기득권층이 독식한 체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는데, 국민들이 몸소 싸워내 민주주의를 지켜낸 바와 비슷한 맥락으로 정신을 깨우고 목소리를 높여 탈중앙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처음 접하는 개념에 낯설고 당혹스러운 내용이었지만 모두가 알아야 하고, 한 번 알기 시작했다면 더 알아가야 하는 이야기를 담아낸 책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14 |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당신 앞에 펼쳐질 세상이 더 이상 과거와 똑같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

 

41 | 그럼에도 화폐제도에 관한 한 우리는 한결같이 이성을 차단하는 것 같다. 화폐제도의 배후를 한 번이라도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정치인들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기한 내에 공항 하나를 완공할 능력조차 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화폐제도를 맡기고 있는 것이다.

 

45 | 미래는 언제나 불확실하다. 다만 불확실성이 강해지고 약해지는 시기가 존재할 뿐이다. 오직 그런 이유 하나 때문이라도 돈을 보유하는 일은 전적으로 필요하다. 1강에서 당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었으면, 그래서 지금까지 익숙했던 대상의 배후를 파고들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76 | 이런 일은 매우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적으로 제도화되어 있고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누구도 이런 사실을 제대로 눈치채지 못한다. 자동차 회사 포드의 헨리 포드 Heny Ford는 이런 현실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우리의 금융 시스템과 화폐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다음 날이 미처 시작도 되기 전에 우리는 혁명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53 | 그런데 이러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돈이 들어간다. 많은 보조금과 사회보장 수급권 등을 충당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모된다. 세금은 국가의 복지가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국가로서는 세금을 징수하지 않고 국가 재정을 마련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실제로는 국민들이 비용을 지불하지만 누구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법 말이다.

 

156 | 화폐 독점권은 전쟁 비용, 복지국가 건설 비용, 혹은 에너지 전환 같은 특권을 부여받은 프로젝트에 드는 비용을 은폐한다. 실상을 알게 되면 국민들이 절대 지지하지 않을 정책 효과들이 교묘하게 감춰진다. 이렇듯 화폐 독점 권은 지극히 비민주적이다.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면 화폐 독점권에 맞서 싸워야 한다.

 

319 |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국가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국가는 우리를 제멋대로 끌고 다니고 기만하기가 힘들어진다. 당연히 우리의 돈을 훔치는 일도 힘들어진다.

 

320 | 그 결과에 따라 문명의 운명이 좌우되는 자본주의와 전체주의 간의 갈등은 결코 시민전쟁과 혁명을 통해 승패가 판가름 나지 않는다. 그것은 이념의 전쟁이다. 여론이 승리와 패배를 결정한다.